25 3월 2026

끊임없는 장르의 변주: 배우 김혜준의 도약부터 2026년 4월 극장가 기대작까지

배우 김혜준을 만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질문이 하나 있다. 왜 그렇게 장르물을 많이 고집하느냐는 것이다. 2015년 여성들의 사랑을 다룬 GL 작품으로 데뷔한 이래, 그의 필모그래피는 ‘킹덤’의 좀비물, ‘구경이’의 스릴러, ‘싱크홀’의 재난물로 빼곡하게 채워져 왔다. 스스로도 대중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야심 차게 선택한 차기작마저 또다시 액션물인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이었다.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그는 뚜렷한 목적을 향해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에게 끌리다 보니 늘 비슷한 궤적을 그리게 된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이번 신작에서 그는 부모에 이어 삼촌 정진만(이동욱 분)까지 잃고 킬러들의 위협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조카 정지안 역을 맡았다. 서서히 끓어오르다 마침내 단단해지는 캐릭터의 특성상, 감정을 철저히 숨기다 일순간 폭발시키는 고난도의 내면 연기가 필수적이었다. 장례식장에서조차 덤덤하던 지안이 홀로 남은 집에서 토해내듯 오열하는 장면은 그가 과거 ‘킹덤’ 시즌1 당시 느꼈던 연기적 아쉬움을 완벽하게 씻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촬영 전 4개월 동안 매달린 액션 훈련 역시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전문 킬러들보다 액션 능력이 뛰어나서도 안 되는 미묘한 수위를 조절하며 와이어 고공 낙하까지 직접 소화해 냈다. 당분간 액션 연기는 피하고 싶다면서도 못내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하는 대목에서는 배우 특유의 치열한 악바리 기질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데뷔 9년 차의 단단함과 로맨틱 코미디를 향한 갈증

어느덧 데뷔 9년 차에 접어든 김혜준은 그간 묵묵히 성장해 온 자신에게 대견하다는 위로를 건넸다. 연기를 하며 체득한 경험들은 자연스레 인간 김혜준의 삶에도 스며들었다. 이제는 거창한 성공보다는 소박한 일상의 행복을 좇고, 촬영 현장에서 선후배 동료들을 먼저 챙기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킬러들이 무기를 거래하는 수상한 쇼핑몰을 둘러싼 사투 속에서 대중에게 재미와 위로를 동시에 전하고 싶었다는 그는, 여전히 다양한 자극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고여있지 않은 배우를 꿈꾼다. 흥미롭게도 장르물에 특화된 그의 마음 한편에는 늘 ‘로맨틱 코미디’를 향한 간절한 열망이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김혜준이 그토록 바라는 로맨틱 코미디를 비롯해,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다채로운 장르의 신작들이 2026년 4월 글로벌 극장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달콤한 로맨스부터 화려한 애니메이션까지, 극장가를 수놓을 신작들

당장 4월 초부터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스크린을 채운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젠데이아와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더 드라마(The Drama)’가 4월 3일 개봉하며 로맨틱 코미디 팬들의 기대를 흠뻑 모으고 있다. 결혼식 주간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시험대에 오르는 예비부부의 롤러코스터 같은 이야기를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솔직하고 과감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4월 10일에는 또 다른 로코물 ‘유, 미 앤 투스카니(You, Me & Tuscany)’가 흥행 바통을 이어받는다. 셰프의 꿈을 포기한 채 방황하던 안나(할리 베일리 분)가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빈 저택에 몰래 머물다, 매력적인 집주인의 사촌 마이클(레지 장 페이지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엉뚱하고 열정적인 로맨스를 그린다. 가벼운 웃음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시각 효과를 앞세운 가족용 대작도 관객을 기다린다. 4월 1일 개봉하는 ‘슈퍼 마리오 갤럭시 무비’는 버섯 왕국을 넘어 우주로 확장된 마리오 형제의 모험을 화려한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했다. 크리스 프랫, 안야 테일러 조이 등 톱스타들의 목소리 연기와 함께 쿠파 주니어의 야욕을 막고 로잘리나를 구하기 위한 은하계 여정이 스크린 위에 장대하게 펼쳐진다.

스크린을 압도할 묵직한 드라마와 파격적 서사

봄 극장가에는 묵직한 서사로 관객의 뇌리를 자극할 드라마 장르 역시 포진해 있다. 현대 런던의 남아시아계 영국인 가족을 배경으로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한 리즈 아메드 주연의 ‘햄릿(Hamlet)’이 4월 10일 관객과 만난다. 아버지를 죽인 삼촌을 향한 분노와 복수심으로 점차 광기에 사로잡히는 주인공의 내면을 매우 밀도 있게 묘사한다.

같은 날 개봉하는 ‘더 크리스토퍼스(The Christophers)’는 이안 맥켈런과 미카엘라 코엘이 호흡을 맞춰 예술계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1960년대 팝아트 스타의 미완성 유작을 빼돌리기 위해 고용된 위조범과 유족들 사이의 팽팽한 심리전이 관전 포인트다. 이 외에도 제임스 맥어보이의 야심 찬 감독 데뷔작인 ‘캘리포니아 스키밍(California Schemin’)’, 앤 해서웨이의 섬세한 모성 연기가 돋보이는 ‘마더 메리(Mother Mary)’, 그리고 마이클 잭슨의 조카 자파르 잭슨이 직접 주연을 맡은 화제의 전기 영화 ‘마이클(Michael)’ 등 굵직한 기대작들이 4월 극장가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