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5월 2025

폴 스킨스, 야구의 궁극적 한계를 넘어서려 한다

시속 160km를 넘기는 투수는 이제 드물지 않다. 그러나 팔 부상도 그만큼 흔해졌다. 이 가운데, 공군사관학교 출신의 폴 스킨스는 여전히 강속구를 던지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3월 중순, 스프링캠프가 신선함을 잃고 일상이 되어가는 시기. 플로리다 새러소타의 불펜에서 스킨스는 수술실에 들어가는 신경외과 의사처럼 정교하게 몸을 풀고 있었다. 그는 오로지 철저하고 과학적이며 집요할 정도로 목적의식이 뚜렷한 투수다.

석양이 내려앉은 불펜에서, 스킨스는 마운드 고무판에서 세 걸음 떨어진 지점에 선다. 빠른 스텝으로 다가가 오른발 스파이크를 고무판에 대고, 흐름을 끊지 않고 첫 투구를 던진다. 이후 이어지는 투구들도 같은 동작을 따른다. 보통 선수들이 하는 가벼운 캐치볼 따위는 없다. ‘사선 워크 인(Angled Walk-In)’이라 불리는 이 동작은 투구 준비 동작에서 상체의 반동을 최대한 활용하게 한다. 스킨스는 이런 세밀한 동작 하나하나를 철저히 계산한다. 그는 과거 전투기를 조종하는 꿈을 꿨고, 현재는 야구계 최강 투수로 성장했다. 허투루 공을 던져 상체 회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투수들과는 다르다. 그는 한 번의 투구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워밍업 도중, 스킨스는 동작을 멈춘다. 스틸 드럼 연주로 울려 퍼지는 국가 연주를 위해 관중들에게 기립을 요청하는 방송이 나오자, 그는 글러브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깃발을 향해 어깨를 펴고 가슴을 내밀며 왼손을 왼쪽 바지 옆선에 일직선으로 맞춘다. 두 발 뒤꿈치를 붙이고 스파이크 앞쪽을 45도 각도로 벌린 채 선다. 오른손으로 모자를 벗어 왼쪽 어깨에 대고, 오른손으로 심장을 덮는다. 마지막 음이 끝날 때까지 이 자세를 유지한다.

이러한 스킨스의 태도는 그가 공군사관학교 1, 2학년 시절을 보낸 일화와 겹쳐진다. LSU로 편입한 뒤 2023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에 오른 그는, 2021년 8월, 하루 일과가 끝나는 오후 4시 45분에 캠퍼스에서 국기 하강식을 맞았다. 이날은 카불 공항 테러로 13명의 해병대원이 희생된 직후라 더욱 무거운 분위기였다. 스킨스는 언덕 위 골프 카트 옆에 서 있으면서 제대로 경례를 하지 않는 두 생도를 발견했다.

국가 연주가 끝나자마자 그는 언덕을 올라가 그들에게 다가갔다.

“오늘 아프가니스탄에서 13명의 해병대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국가가 울려 퍼질 때는 바로 서서 국기를 존중해야 합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처럼 단호한 자세로, 스킨스는 투구의 물리적 한계를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해 그는 5월 11일에야 메이저리그 데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속 100마일 이상의 공을 100개 이상 던졌다. 이는 다른 어떤 선발 투수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는 여섯 가지 구종을 구사하며 79~102마일까지 24단계의 구속을 모두 기록했다. 또한, 메이저리그 1년 차 선발 투수 중 최소 23경기 출전 기준으로 113년 만에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1.96)과 WHIP(0.9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