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의 문화유산 탐방 (6)] 시흥 고유의 전통 의식 '군자봉 성황제'
[시흥의 문화유산 탐방 (6)] 시흥 고유의 전통 의식 '군자봉 성황제'
  • 최상혁 기자
  • 승인 2019.06.14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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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제공]
군자봉 [시흥시 제공]

[오시흥 최상혁 기자] 시흥의 군자동에는 안산시 선부동과 경계한 위치에 198.4m의 군자봉이라는 이름의 산이 솟아 있다. 이 산에 군자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유래는 이렇다.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이 어머니 현덕왕후의 묘소에 참배를 하러 가던 길에 산을 보고 마치 연꽃과 같아 군자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하여 군자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던 것이다.

영험한 기운이 가득했던 군자봉과 성황당

이 군자봉은 예로부터 영험하다고 소문이 났다. 군자봉 앞으로 말을 타고 지나가면 말발굽이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기에 사신들이 군자봉을 지나갈 때면, 항상 말에 내려 끌고 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래서 많은 무속인들이 이 신기 넘치는 군자봉에서 활동했으며 지금도 여러 굿당이 들어서 있다.

또한 군자봉 정상에는 지금은 사라졌지만 고려 시대에 지었다는 성황사가 있었다. 사실 군자봉 성황당의 역사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신라의 마지막 왕이었던 경순왕(927~979)과 부인인 안씨가 군자봉에서 초막을 짓고 살았으며 이후 경순왕이 승하하자 안씨가 왕의 명복을 빌었으며 주민들도 성황당을 지어 경순왕을 모셨다고 한다.

이후 고려 때의 문신 서희(942~998)가 송나라 사신으로 떠났는데 안씨 부인의 영혼이 일행을 지켜주었다고 하며 이에 대한 보답으로 성황당을 지었다고 한다. 성황사는 정확한 기록으로 유추해보면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따라 조선 성종 이전에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성황당이 있었던 터는 '군자성황사지'로 불리며 2002년 시흥시향토유적 제14호로 지정되었다. 더불어 매년 음력 10월 3일에는 성황당에서 모셨던 경순왕과 안씨부인, 장모 홍씨를 기리는 성황제가 열린다.
 

시흥시 제공
[시흥시 제공]


군자봉 성황제 당주와 의식의 순서

서낭굿이라고도 불리는 군자봉 성황제는 경순왕 이래로 천년에 걸친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경순왕을 모시는 이 성황제를 통해 주민들은 화합을 다지곤 했다. 특히 현대에 들어서는 곽명월이 당주로서 성황제를 굿의 형태로 주관하게 된다.

곽명월은 시흥 및 경기도 인근에서 가장 영험하기로 소문난 무당이었다. 일제시대 당시에는 일본인들의 갖은 무속신앙 탄압 정책에 따라 거꾸로 매달리기도 하는 고초를 치렀지만 꿋꿋하게 굿을 이어갔다.

그런데 이후 1960년대에 성황당이 원인 모를 화재로 불타버리게 된다. 그럼에도 곽명월은 경순왕과 안씨부인의 영정을 자신의 집에 모시며 지켜왔다. 곽명월 이후에는 딸 김부전, 손녀 김순덕 그리고 현재 증손녀인 고현희로 4대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김순덕과 고현희는 중요무형문화재인 '제98호 경기도당굿 이수자'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굿을 진행하는 순서는 오전에 마을 주민과 당주가 당기(신대)에 옷을 입히고 풍물을 치며 군자봉에 오른다. 산에 도착하면 성황당을 지켰던 신목 근처에서 의식을 치르는데 먼저 신대를 세우고 제단에 음식을 차려놓고 축문을 읽으며 제를 지낸다.

내용의 순서는 부정한 것을 소멸하고 주민의 명복을 비는 제례의식, 부정풀이, 산신맞이, 산불사거리, 장군 신장거리, 상대감거리, 별상, 대신거리, 뒷전으로 이어지며 성황제가 끝나면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음악과 춤을 통해 여흥을 즐긴다.
 

[시흥시 제공]
[시흥시 제공]


시흥의 마을 축제로 자리잡은 군자봉 성황제

원래 군자봉 성황제는 김부대왕(경순왕)을 상징하는 서낭대를 모시고 마을을 도는 행렬인 유가행렬을 주변 수원과 안산까지 돌면서 각 가정을 축복했다. 하지만 현재는 군자봉 아래 구준물 마을만 돌고 있다.

규모가 줄었지만 오히려 성황제는 시흥의 독특한 지역 문화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2015년에는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9호로 지정되는 쾌거도 이뤘다. 오랜 역사성과 시흥의 지역성, 주민 화합의 의미 등이 성황제의 가치를 드높였던 것이다.

현재 군자봉 성황제는 시흥시와 군자봉성황제연구보존회, 시흥문화원 등이 직접 주관과 주최를 맡고 있으며 지원과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렇듯 시흥 군자봉 성황제는 단순한 종교 의식이 아닌 시흥 지역의 전통 문화 예술로서 가치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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